스트레스와 직면하면 우리 마음은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대처방략을 사용하게 되는데 그중 하나가 정신분석이론에서 제안한 방어기제이다. 방어기제는 스트레스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아를 보호하고 더 적극적인 대처를 하기 위한 마음의 여유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방어기제라고 하면 부정적 시각을 보는 경우가 있지만 방어기제는 반드시 병리적 대처라고 보기는 어렵고 경우에 따라서는 적응적인 대처의 하나로 간주될 수 있다. 방어기제는 무의식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자신이 의식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방어기제가 작용하며 방어기제에 의존하는 정도는 발달 수준과 불안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위해 방어기제를 적절히 이용하는 것은 일생생활의 괴로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방어기제는 현실을 왜곡하기 때문에 방어기제가 지배적인 대처방략이 되면 심리적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방어적 대처방안_억압, 투사, 반동형성
억압 : 두렵고 고통스러운 기억이나 수치스럽고 자기 비난을 불어 일으키는 기억들을 무의식으로 억제하는 것을 억압이라고 한다. 전쟁에 참여했던 군인들은 외상적 사건에 대한 기억을 억압하여 그 사건에 대한 기억을 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인생을 살면서 불쾌한 감정을 일으키는 기억들은 자기 개념과 모순되기 때문에 억압되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 과거가 실제보다 더 행복하게 느껴질 수 있다. 억압은 다른 방어기제보다 자주 사용되며 다른 방어기제와 결합하여 무의식적으로 작동한다. 그러나 억압된 기억들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병이 들거나 잠을 자는 동안 의식의 저항이 약화되거나 혹은 기억의 충동들이 강해지면 꿈이나 실수 또는 부적응 행동으로 의식에 떠오를 수 있다.
투사 : 누구나 자신이 받아들일 수 없는 사고, 감정, 그리고 동기를 가지고 있는데 투사는 타인에게 그러한 특성을 지나치게 부여하여 자신의 결점을 스스로 인식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즉, 타인에 대해 비판적이거나 불친절한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본인은 자기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러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시인하기 싫을 수 있다. 이때 주변에 비판적이거나 불친절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실제보다 더 많이 비난하고 조소할 것이다. 이러한 성향은 편집증 환자에게서 자수 나타나는 방어기제 중의 하나이다.
반동형성 : 원래 자기가 가지고 있는 감정과 반대되는 방식으로 행동하여 자신의 감정은 은폐하려는 것을 반동형성이라고 한다. 상대방을 너무 좋아하면서도 그러한 감정을 드러내면 자존심이 상하면 겉으로는 상대방에게 더 관심이 없는 척 행동할 수 있다. 또한 금욕생활을 강하게 주장하는 사람은 실제로는 자기 자신의 성적 충동과 투쟁하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지나친 애정도 반동형성의 하나일 수 있다. 재혼한 남편의 자식들에 대해 심할 정도로 관심과 사랑을 투자하는 새엄마는 사실 그들을 미워하는 것 일 수 있다.
방어적 대처방안_퇴행, 전위, 합리화
퇴행 : 심한 스트레스나 극단적인 곤경에 처하면 사람들은 어렸을 적의 미성숙하고 부적절한 행동양식으로 되돌아가 자신의 불안에 대처하려고 한다. 처음 학교생활을 하게 된 아이들은 울기, 지나친 의존, 손가락 빨기, 숨기, 선생님에게 매달리기 등과 같은 유아적 행동에 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들이 자신의 삶에서 가장 편하고 안전했던 시기로 돌아가가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어릴 때로 되돌아가면 주변의 요구가 적어지고 뭐든 받아줄 것이라는 환상에 빠지게 된다. 성인의 경우에도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울거나 심하게 짜증을 내는데 이러한 방법은 분노나 적대감을 줄이는 데는 좋을지 모르지만 미숙한 방법이다.
전위 : 어떤 감정이나 행동을 원래의 근원에서 다른 대상이나 사람으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좌절로 인한 분노나 공격성이 발생하는데 그것을 그대로 표현하는 경우에는 사회적 관계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게 된다. 직장에서 상사에게 혼난 직원은 그로 인한 분노를 부하직원이나 아내에게 풀기 쉽다. 물론 공격성을 스포츠를 통해 전위하였다면 바람직한 방식으로 전위가 일어났다고 할 수 있다.
합리화 : 수용하기 어려운 행동을 정당화하거나 실망을 최소화하기 위해 겉으로 그럴듯한 변명을 만드는 것을 합리화라고 한다. 자신이 처해 있는 어려움을 더 힘든 상황에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타인과 비교하는 것도 일종의 합리화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방어기제는 실제로도 기분을 바꿔주고 자존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더 심각한 상황을 예상한다면 경쟁에서 실패해도 덜 실망하게 되며 낮은 지위를 차지해도 덜 불만스럽게 된다. 말을 걸어보지도 않고 " 내가 말을 걸어봐야 망신만 당할 거야!"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이것이 일시적 방어기제에 불과하지만 나중에는 삶의 방식이 되어 인생 전체가 부정적으로 변화된다. 이렇게 인생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자기 충족적 예언으로 인해 일어나지 않아도 될 불행한 일을 자초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고 일단은 자신의 삶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무의미하게 살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자신의 열등감을 감추기 위해 부정이나 동일시를, 실패로 인한 좌절감을 줄이기 위해 억압이나 합리화를, 상대방에 대한 적대감을 감추기 위해 승화나 반동형성 또는 전위를 주로 사용한다. 사람은 자기가 방어기제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도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사랄은 자신이 직면하고 있는 위협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방어기제의 문제점이 있다. 우선 방어기제는 현실을 왜곡하여 스트레스 상황의 위협이 감소된 것처럼 만들기 때문에 자신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거짓으로 해결하게 되며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않게 된다. 또한 방어기제는 스트레스로 인한 부적정인 감정을 억제하며 유사한 상황에서 더 방어적으로 행동하게 만들어서 진정한 감정과 점점 더 멀어지게 된다. 그러면 우리는 자신 또는 타인의 어떤 행동이 방어기제에 의한 것인지 아닌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방어기제가 사용되고 있는지를 알아내기는 결코 쉽지 않지만 방어적 행동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어떤 반응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의외의 반응이 나온다. 둘째, 언행의 불일치도 중요한 단서이다. 셋째, 자기감정에 대한 기술이 자꾸 바꾸는 것도 하나의 단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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